[머니투데이 여한구기자]곽결호 장관은 일반인들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은 것같다.
환경부 자체가 소위 '끗발' 있는 부처가 아닌 데다 본인 스스로도 앞에 나서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체구는 5척 단신으로 왜소하고 말투도 강하지 않다. 첫 인상은 이웃집 아저씨로 느껴질만큼 지극히 서민적이다. 한마디로 권위적인 관료상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 장수 장관이다.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1년여 환경부 차관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장관직을 수행중이다. 환경갈등으로 전국이 들끓었던 와중에서도 장관직을 1년 넘게 지켜가고 있다.
곽 장관의 필모그래피를 보자. 대구에서 자라 대학도 지방대인 영남대를 나왔다. 당시에는 생소했던 기술고시를 패스했다. 한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곽 장관은 "당시 남들이 하지 않는 어려운 일이라고 기술고시에 도전하겠다는 꿈을 꾸지 않았다면 오늘의 내가 없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공직은 건설교통부에서 시작해 20년을 머물렀다. 94년 당시 환경처로 상하수도국이 이관될 때 "국장으로서 부하 직원들만 보낼 수 없다"며 자원해서 옮겼다. 이후 환경부내 주요 부서 국장을 두루 거쳐 현재의 자리까지 도달했다.
때문에 곽 장관에게는 두개의 '최초'란 단어가 늘 따라다닌다. 최초의 기술고시 출신 장관이자 최초의 환경부 내부 출신 장관. 수질보전국장 때는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4대강 수질관리 특별법 제정에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관료 출신 답게 업무 스타일은 꼼꼼하면서도 차분한 편이다. 몇발을 한꺼번에 떼는게 아니라 한발짝씩 서서히 전진하는 축이다. 좌우명도 흔하디 흔한 '진인사대천명'이다.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환경통' 인지라 조직 장악력은 이전 장관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다.
너무 신중하다는 지적도 있으나 환경부 공무원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부처간 이해가 상충될때 필요한 순간마다 '할말을 하는'게 곽 장관이란다. 사전환경성검토 강화와 오염총량관리제 도입 등으로 개발부처에서 환경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게 된 것도 보이지 않는 곽 장관의 공이라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술마실때 만큼은 '두주불사' 이다. '소리 없이 강한 남자'. 곽 장관을 표현하는데 있어 딱 들어맞는 말이다.
◇약력 △경북 달성(59) △부산공고-영남대 토목과 △기술고시 9회 △건교부 상하수도국장 △환경부 상하수도국장 △수질보전국장 △환경정책국장 △기획관리실장 △환경부 차관
여한구기자 han19@money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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