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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짜 : 2005-01-19 |
“삶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움 추구”
[대전일보 2005-01-19 11:33]
“무용은‘마약’같아요.”
대전시립무용단 수석무용수 이소정씨(37)가 정의한 ‘무용’은 예상대로 강력했다. 한 번 빠지면 좀처럼 헤어나올 수 없는 무용의 매력을 말하는 것이리라.
지난해 한상근 대전시립무용단 안무자에게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선정 최우수예술인상을 안겨준 작품 ‘우화등선(羽化登仙)’의 주인공 이소정씨. 현대와 백제, 시공간을 넘나드는 남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극적으로 표현한 이 작품은 꽃잎긴별 이씨의 몸짓이 아니었다면 제빛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다.
14년째 대전시립무용단에 몸담고 있는 그에게 최근 새삼 떠오른 과제는 ‘자연스러움’이다.
“잘 다듬어진 모습보다는 삶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운 몸짓이 제가 추구하는 몸동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들어 사랑·이별 등 감정과 관련된 경험도 이러한 연기 부문에 많은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하고 생각이 들고요.”
매 회 진지한 자세로 무대에 임하는 이씨지만 사실 무용단과의 인연은 ‘실수’로 맺어졌다.
“대학에서는 궁중무용인 정재를 전공했습니다. 국악원이라고 생각하고 지원했는데 알고보니 무용단이었어요.”
시작은 다소 엉뚱했지만 정해진 몇 작품만 손댈 수 있는 것보다는 분명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자신했다.
대전에는 아무런 연고 없이 불쑥 지원한 것을 보면 이씨는 분명 ‘당돌한’ 기질을 지닌 예술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한 조직에서 10년이상을 무용가로서의 연륜을 쌓아가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일 것이다. 끊임없이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예술가의 입장에서 시립단원으로 지낸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전통과 창작의 세계를 다양하게 접해볼 수 있다는 것이 시립 무용단의 가장 큰 장점이겠죠. 물론 개인적으로 활동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작품만 파고들 수 있었겠지만요. 많은 것들을 만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합니다.”
어쩌면 무대가 익숙해질법한 연륜이다. 그러나 그에겐 더욱 도전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가면 갈수록 무대에 선다는 것이 떨립니다. 이전에는 부담없이 출연했던 작은 공연이라도 소홀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지요.”
수년 전 슬럼프란 것도 경험했다.
“30대 초반이었죠. 추구하고 싶은 예술 세계와 나 자신, 그리고 당시 무대에 올려야 했던 작품이 모두 맘에 들지 않았었죠.”
찾아가는 공연, 아이들을 위한 특별 공연 등 주어진 일정도 제대로 소화하기에 빡빡하지만 창작에도 발을 담그고 있다. 오는 9월 대전에서 열리는 국제무용제에 출품할 안무 창작도 올해의 큰 과제다.
“한자리에 머무는 것만큼 예술가들에게 위험한 행보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분야에 뛰어날 수는 없지만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며 남에게 배우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되겠지요.”
담백한 자태, 춤에 대한 열정이 묻어난 그의 창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南尙賢 기자>
<약력>
▲1968년 경북 상주출생
▲영남대 무용과·숙명여대 대학원 무용과 졸업
▲‘갑사로 가는 길’·‘우화등선’ 등 주역
▲‘하늘 개인날’(창작무용작품전), ‘눈 먼새의 노래’(대전안무가전) 등 안무
▲현 대전시립무용단 수석무용소·목원대 사회체육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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