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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정스님 “남·북 함께 사찰 첫복원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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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짜 : 2004-11-11
제정스님 “남·북 함께 사찰 첫복원 의미”
[경향신문 2004-11-10 18:27]

1951년 6월24일 한국동란 중에 폭격으로 소실됐던 금강산 신계사.

그 신계사터에 오는 20일 53년에 걸친 침묵과 어둠을 깨고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은 대웅보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4월 본격적인 복원에 들어간 대웅보전이 7개월 만에 완공되면서 남북문화교류의 첫 단추는 원만하게 꿴 셈이다. 그리고 앞으로 2007년까지 일주문과 명부전 등 11개 전각이 복원되면 신계사는 통일염원의 상징물로 자리잡게 된다.

이제 2007년까지 분단된 이 땅에 신계사를 온전히 드러내는 일은 신계사 복원 도감(都監) 제정(濟政)스님의 몫으로 남았다. 지난 2일 도감에 임명된 제정스님은 간단한 절 살림임에도 이사준비에 바빴다.

‘도감’은 세속으로 치면 현장 총감독인 셈이다. 현재 신계사는 최현규 도목수(都木手)의 책임 아래 복원이 진행중인데 이 모든 과정을 불교적 시각에서 교정하고 감독하는 게 제정스님의 역할이다.

제정스님은 2007년까지 신계사에 머물면서 앞으로 진행되는 11개 전각을 복원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불상 안치와 조경, 정원 등 일체의 공사를 책임지는 막중한 일을 하고 있다.

“복원관리는 물론 모연(재정관리), 홍보도 더불어 하게 됩니다. 특히 그동안 도감 파견의 걸림돌이었던 방문객 등에 대한 신행지도도 할 수 있게 돼 의미를 더합니다.”

‘신행’은 참선과 참배 등 종교활동을 말하는 것으로 종교의 자유가 금지된 북한 땅에서는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제정스님은 “신계사를 찾은 신도와 방문객은 물론 현대아산·하청업체 직원, 중국 동포, 북한 현지인들도 신행의 대상이 된다”며 “이념과 체제를 떠나 품행으로 종교인의 모습을 보여줄 참이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신계사 복원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북한 현지인은 모두 8명으로 경비와 사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의 승려 2명도 파견돼 있다고 제정스님은 밝혔다.

스님은 “종교적 의미도 크지만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이 함께 한솥밥을 먹으며 민족의 문화유산인 전통사찰을 복원한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복원은 개성공단이라는 남북경제교류의 상징물과 더불어 문화교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정스님은 신계사 복원이 불교라는 종교적 차원에서 머무는 시각을 경계하면서 이번 복원이 남북 공동으로 추진됐음을 특히 강조했다.


“북한측 조선불교도연맹과 우리측 조계종단이 양측 정부의 지원 아래 역할을 각각 나눠 협력하고 논의한 결과가 대웅보전의 건립으로 나타났다”며 “우리측은 설계도면과 공사진행을 맡고 북측은 협조인력, 장비, 천연부자재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측의 의지와 배려가 적지않은 역할을 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제정스님은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된데 대해 부처님의 원력을 기대하면서도 부담감 역시 적지 않음을 토로했다.

그는 복원에 인연을 맺게 된 것에 대해 “불교건축사에 대한 그간의 공부가 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제정스님은 영남대 중문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 대학원에서 불교학과 석사에 이어 불교예술문화학과(문화재전공), 미술사학과(불교건축사)를 수료해 불교건축에는 일가를 이루고 있다.

율곡선생의 문집이나 과거 유명 문사들의 신계사 방문기를 찾아보는 등 신계사의 역사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스님은 “정치적인 문제로 신계사 복원이 연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신계사가 우리 민족이 문화를 통해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배병문기자 bm190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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