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관객에 걸작 선물 뿌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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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관객의 문화 갈증을 해소시키고,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 시장의 규모를 키운 것이 이번 공연의 가장 큰 소득이다."
지난 18일 부산을 마지막으로 약 9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웨스트엔드 뮤지컬 '캣츠'(설앤컴퍼니, RUG, CJ엔터테인먼트 공동제작)의 중심에는 프로듀서 설도윤씨(45)가 있다. '캣츠'와 '오페라의 유령' 등 프로듀싱한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해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설씨는 한국인 최초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라보엠'의 프로듀서로 활약하기도 했다.
뮤지컬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만든 '캣츠'는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 인터내셔널 투어팀이 내한한 이번 한국 공연은, 서울 수원 부산 대구 광주 대전을 순회하며 무려 26만명을 객석으로 끌어 모았다.
9개월 6개도시 돌며 26만명에 감동 선사 해외 오리지널팀으론 최장 기간 공연 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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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더욱 지방 공연을 활성화 시키겠다"고 청사진을 밝히는 설도윤 프로듀서. <최문영 기자 deer@> |
▶지방 관객들에게 세계적인 작품을 선사했다는 점이 가장 기쁘고 의미있는 일이다. 잠재력 있는 지방 시장을 개척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의의다.
또한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 배우들을 기용해 작품의 오리지널리티를 살린 것과 아직 국내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텐트만 제외하곤, 음향과 무대 세트 등 80% 이상을 우리 기술진의 힘으로 일군 점도 자랑스럽다.
-손대는 작품마다 성공하는데.
▶운좋게도 제작하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행운만 따라서 잘된 것은 결코 아니다. 철저한 제작 과정과 세밀한 사전 작업을 통해 일궈낸 성과다. 프로듀서라는 직업은 한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매니지먼트하는 역할이다. 물론 나도 잠자는 시간 이외에는 항상 뮤지컬만 생각한다.
-이번 공연의 색다른 점은.
▶'캣츠'의 무대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 빅탑시어터는 1800석 규모의 텐트극장으로 완벽한 조명과 음향 장치에 화장실, 냉난방 시설까지 완비돼 '움직이는 오페라하우스'로 부른다. 또 해외 오리지널 공연으로는 최장기간 공연, 해외 공연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팬클럽 결성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100회 이상 본 관객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장기공연하며 어려웠던 점은.
▶기상청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강풍을 동반한 태풍 매미로 인해 공연이 중단됐을 때는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 텐트 외벽이 갈갈이 찢긴 처참한 광경을 직접 보니 너무 기가 막혀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단 7주만에 공연을 재개하자, 외국 배우들까지 기적이라며 혀를 내둘렀다.또 갑자기 급상승한 환율로 인해 피해를 봤다. 지난 6월에 680원이었던 호주 달러가 최근 920원대로 급상승해 수익률이 30% 가량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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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캣 츠' |
▶오는 8월 8일부터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디즈니 뮤지컬 '미녀와 야수'의 프로듀스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이미 모든 프로덕션 준비는 끝난 상태이고,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선적한 무대 세트도 개막 4주 전까진 서울에 들어올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해외에서 10년 이상 롱런한 작품은 웬만해선 흥행에 실패하지 않는다. 최근 브로드웨이에서 10주년을 맞이한 '미녀와 야수'도 국내 관객에게 사랑받을 것을 의심치 않는다.
-왜 창작뮤지컬은 하지 않나.
▶무슨 소리냐?(웃음) 나도 창작뮤지컬을 한다. 하지만 한국적인 스토리가 아닌 외국의 이야기를 소재로 현지에서 프로듀스하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 뿐이다.
현재 2년째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2개나 있다.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를 악명높은 감옥인 알카트라즈에 집어넣은 형사 엘리어트 네스의 일대기를 그린 '엘리어트 네스'와 세계적인 연출가 해롤드 프린스가 연출하는 '카사노바'가 그것들이다. 기대해도 좋은 작품들이다. < 서주영 기자 jule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