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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윤종건 회장  
--- 사무국 --- 9710
글쓴날짜 : 2004-08-04
“내부를 개혁, ‘힘 있는 교총’으로 거듭나겠다” [내일신문 2004-08-03]
인터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윤종건 회장 (영남대 영문학과)

▶ 한국교총 회장에 당선된 소감은.

먼저 회원직선, 인터넷 투표를 통해 회원들의 의사를 직접 물어 당선됐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그러나 최초의 직선제 과정에서 회원들의 요구가 얼마나 큰지도 느낄 수 있다. 이런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물론 개인적으로 한국교총 회장이 됐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 최근 여당 일각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립학교법이 화제다. 교원임면권을 학교장에게 주자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사립학교법 개정 움직임에 대한 견해를 말해 달라.

정부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사학이 우리나라 근대 공교육 발전과 교육발전에 기여한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는 중등교육과 대학교육의 상당부분을 사학이 담당하고 있다.

최근 여당이 추진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은 그동안 문제된 사학의 비리척결과 투명한 사학을 만들기 위해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사학비리는 반드시 척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비리사학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일부 사학의 비리를 일반화해 교육의 공공성이라는 이름으로 건전한 사학마져도 지나치게 통제하려고 할 경우, 사학의 자율성을 심각히 침해할 수 있다.

따라서 사립학교법은 사학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학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사권을 박탈하는 것은 돈만 투자하고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다.

쟁점 중 교원임면권은 현행대로 이사장 권한으로 하되, 학교장의 자격요건을 교육경력 15년 이상인 자로 강화하고, 교사 신규 채용을 공개전형으로 의무화하며, 교원인사위원회 구성을 이사, 외부전문가, 동문, 교원, 학부모대표 등으로 다양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비리임원의 복귀는 현행 2년 경과 후 복귀를 5년으로 연장할 필요가 있다. 또 학교운영위원회는 사학의 특수성을 고려해 현행대로 자문기구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사회 구성과 친족범위는 이사수를 현행 7인 이상에서 초중등은 11인 이상, 대학은 15인 이상으로 확대하되, 친족범위는 현행 1/3 이하에서 1/4이하로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이사 중 1/3 이상은 현행 ‘교육경험 3년 이상인 자’에서 ‘교육경력 5년 이상인 자’로 자격요건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사실상 무너졌다. 그 원인은 무엇이고 이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공교육 위기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복합적인 원인이 있지만 정부가 교육에 대한 투자를 부족하게 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정부가 각종 통계자료를 발표할 때 OECD를 기준으로 말하는데 교육에 있어서는 OECD국가 중 꼴찌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교육에 투자를 적게 하다보니 공교육의 여건과 환경이 부실하다. 특히 교육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는데 교원들의 사기를 죽여 놓으면 무엇도 이룰 수 없다.

물론 일부에서 교사의 자질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우수한 인재를 받아 좋은 선생님으로 제대로 기르지 못하는 현재의 양성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고교평준화를 둘러싼 논쟁은 교육계의 풀지 않는 최대 화두다. 평준화 제도에 대한 견해는.

고교평준화제도는 교육기회확대 등 긍정적인 기여에도 불구하고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학생·학부모의 학교선택권과 학교의 학생선발권을 박탈했고, 학생의 수준을 무시한 획일적인 교육이 이뤄졌다. 또 수업집단의 이질화로 학습지도를 어렵게 했고 사교육 의존도를 높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평준화 기조는 유지하면서 선지원 후추첨제 확대, 자립형 사립고 확대 등 보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 교총 회원들도 마찬가지지만 교원평가제가 교육계의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교원평가제 도입 논란에 대한 견해를 말해 달라.

교원평가제 자체에 대해 단순한 찬반 논의는 의미가 없다.
교원평가제도는 교원 스스로가자기의 자질을 반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선책을 각자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객관성·타당성·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이런 교육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한 교원평가제도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고 여론몰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곤란하다. 제대로 된 평가방법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학부모의 평가참여는 교원평가를 왜곡시킬 수 있다. 충분한 논의 없는 교원평가제도는 오히려 선생님들의 사기를 떨어트릴 수 있다.

▶ 당선 기자회견에서 표준수업시수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우리 학교현장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선생님들이 스업에만 전념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수업이다.
교사글이 더 이상 공문 등 행정처리에 발목을 잡히지 않고 수업과 교과연구에만 전념할 수 풍토를 만들어줘야 한다.

일각에서는 교사와 학원 강사를 단순 비교하는데 교사들의 업무부담은 결국 수업의 질을 떨어트리고 있다.
표준수업시수는 수업의 질을 향상시켜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하자는데 기본 목적이 있다.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공교육 정상화의 필수조건이다.

▶ 최근 전교조와 함께 금강산에 다녀온 것으로 아는데. 공통 관심사에 대해 전교조와 공동보조를 맞추거나 대화를 할 생각은 있는지.

예전보다는 많은 교류를 하겠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조직운영방식이나 정책이 다르지만 교육발전에는 서로 같은 생각이라고 믿는다. 선의의 경쟁을 통한 상호 발전을 추구할 것이다.

앞으로 교육발전을 위해서라면 교육우선의 원칙 아래 어떤 단체나 정파 구분 없이 연대를 모색할 계획이며 나아가 통합도 고려할 것이다.

▶ 전교조의 합법화 등 환경변화로 인해 교총의 위상이 예전에 비해 약화됐다는 평가도 있다. 조직 활성화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교총과 교원노조와 성격은 다르다. 교원노조는 평교사들의 집단이다. 교총은 유치원교사부터 총장까지 다양한 목소리를 조율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교원단체의 역할과 기능이다. 즉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활동, 교육을 우선하는 정책 추진 그리고 회원의 권익을 대변하고 결속을 다지는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교총은 정년단축으로 감소했던 회원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교총도 더 변해야 한다. 일각에서 교총이 너무 노쇠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젊은 회원들 영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교원전문성을 강화하는데 역할을 하기 위해 새로운 연수체제를 갖추는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앞으로는 정부정책에 대해서도 다른 교원단체들과의 연대 등을 통해 교원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교총회장으로서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목표는.

먼저 ‘한국교총혁신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생각이다. 이 기구를 통해 호원들이 생각하는 교총의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내부 개혁을 추진해 ‘힘 있는 교총’으로 거듭나 공약들을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또 교직윤리강령 재정 등 자정운동도 펼쳐 나갈 것이다. 그동안 문제점이 발생해도 회원에 대해서는 관대한 입장을 취했지만 앞으로는 비리에 연루된 회원에 대해서는 제명조치 하는 등 투명하고 정의로운 교총을 만들어갈 것이다.
교사들에 대한 격려와 칭찬으로 좀 더 잘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주면 좋겠다.

/이강연·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 약력
-1943년 경남고령 출생 -대구상고·대구교대
-영남대 영어영문학과 -서울대 교육대학원 -미국 뉴욕주립대 철학박사
-1965∼72년 초ㆍ중등교 교사
-1973년 한국행동과학연구소 연구원 -1981년 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 -1981년 중앙교육연수원 교수
-1982∼2004년 한국외대 교수·교육대학원장 -2004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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