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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민운동가 장재호씨 칠곡 가산농협 조합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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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짜 : 2006-02-17
농민운동가 장재호씨 칠곡 가산농협 조합장에
[한겨레 2006-02-16 21:54]

[한겨레] 농민운동가가 농협 조합장으로 변신했다.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부의장 장재호(44·사진)씨가 최근 치러진 경북 칠곡군 가산농협 선거에서 현직 조합장을 제치고 당선된 사실이 16일 알려졌다.

농민회 활동을 해온 농민 운동가가 농협장에 당선되기는 드문 일이다. 영남대 무역학과 출신인 장씨는 1986년 학생운동을 함께 했던 동료들이 노동 현장에 뛰어들 때 농민운동을 선택했다.

김천에서 3년여 동안 가톨릭농민회 활동을 거친 뒤 90년대 초 전국농민회가 결성되자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정책실장, 부의장 등 간부직을 맡으며 곁눈질 하지 않고 한 길을 걸어왔다.

그가 ‘팔자에 없는’ 농협조합장 감투를 쓰게 된 것은 몇 년전부터 불어닥친 농협개혁의 열풍 때문이다. 2004년 경북지역 곳곳에서 농협이 진통을 겪을 당시 장씨는 ‘가산농협 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 위원장을 맡아 농협개혁 운동을 이끌었다. 수백명의 조합원이 농협 앞에 모여 임원들의 고임금 인하, 금리 인하, 농민지도 사업 및 경제사업 강화 등을 요구하며 한달 가까이 개혁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몇몇 임원들의 연봉 삭감을 제외하면 농민들이 바라는 개혁이 진행되지 않자 젊은 농민들이 아예 장씨가 조합장으로 나서 농협개혁을 이끌도록 권유했다. 금품·향응 제공, 연고 선거로 얼룩지기 일쑤인 농협조합장 선거에 나선 장씨는 작목반 연합체 조직을 기반으로 부정선거 감시 운동을 벌이는 등 깨끗한 선거운동을 유도하고, 새로운 방식의 농협경영을 약속해 조합원들의 지지를 얻어냈다.

장씨는 “위기감에 사로 잡힌 농민들이 자신들의 경제·사회적 이해를 농협이라는 조직체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바람들이 강하다”며 “수입 개방의 파고 속에서 농협이 돈놀이에 열을 올리기 보다 농민들과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투명한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각종 대의원회, 이사회, 위원회 활동을 공개할 생각이다. 또 작목반과 농협의 연계를 강화하고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때 제값 받고 팔아주는 도농 직거래 사업과 마을 회관에 건강복지 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복지사업, 나이가 많은 농민에게 저금리 생활안정자금 대출 등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생각이다.

2년전 그가 주도한 농협개혁 운동의 결과로 지금 조합장의 연봉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장씨는 “현재 농민들의 상황을 생각하면 이 급여도 많다”며 “조합장의 소득을 농민들에게 적절하게 환원할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농민운동은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농민운동에 앞장선 사람들이 조합장에 당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모범적인 농협을 만들어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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